사라 제
<Sleepers>, 2024, 혼합 매체, 종이, 끈, 비디오 프로젝션, 알루미늄, 사운드, 가변 설치. 작가, 가고시안 제공
잠은 멈춘 시간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감각과 기억이 쉼 없이 움직인다. 사랑하는 이의 잠든 얼굴, 도시의 불빛,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일렁이는 물결 같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장면들이 공중에 팽팽하게 당겨진 실 위의 얇은 종이 스크린에 투사된다. 작가는 시간이 흐트러지는 꿈의 상태를 통해 우리가 공유하는 무의식 속 풍경을 불러오는데, 화면 위를 흐르는 이미지들은 깨어있는 세계의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충돌하고 겹쳐지며 꿈의 장면처럼 단편적으로 이어진다. 사라 제는 일상에서 발견되는 찰나의 이미지와 사물을 수집하고 이를 빛과 그림자가 결합한 감각적인 영상 설치로 완성하며, 2003년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한 이후 회화와 드로잉으로도 작업을 확장하며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을 탐색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