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테리엔

로버트 테리엔


로버트 테리엔

<무제(패널룸)>, 2017, 나무 및 혼합매체, 355.6×473.7×356.2cm. 로버트 테리엔 재단 소장.


흡사 거대한 수수께끼 같은 이 작품은 이 공간의 주인이었을 누군가에 대한 상상을 자극한다. 고급스러운 소재로 마감된 붉은빛의 나무 벽은 장인이 여러 차례 덧바른 유약으로 반짝인다. 이 방은 무엇을 위한 방일까? 탬버린은 왜 바닥 한 가운데에 포개어져 있는 걸까?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천장의 문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작가는 익숙한 사물을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연출함으로써 관람객들이 각자의 잠재의식에 따라 해석하도록 유도한다. 망각의 감각을 통해 일상적 사물이 감춰진 기억의 무수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하는 작품이다. 로버트 테리엔(1947-2019)은 일상적인 사물을 비현실적인 규모로 변형하는 작업을 통해 친숙한 것들에 불편하고 기묘한 감각을 유발하며 작가 특유의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