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예은
<기억이 어떤 형태를 이룰 때>, 2024, 혼합매체, 가변설치. 포도뮤지엄 커미션으로 제작.
실내 공간의 모서리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 누군가의 한 시절의 기억을 구성하는 공간이 작은 조각으로 해체되어 공중을 떠다닌다. 작품 <기억이 어떤 형태를 이룰 때>는 소환 할 때마다 매 순간 왜곡되거나 재구성되는 기억의 본질적인 모순과 허구성을 탐구한다. 전체에서 자유롭게 분리되어 나온 구조물들은 마치 한 개인의 기억이 물리적 법칙을 초월해 무중력 상태에 놓인 것처럼 떠다니며, 관람자에게 시간과 공간의 전통적인 개념을 넘어서는 경험을 선사한다. 찢어진 달력과 거꾸로 매달린 시계는 불완전한 잠재의식 속 기억의 단편들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민예은(b.1986)은 프랑스와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해 오며 시공간의 연속성을 비틀고 변형시키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