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부르주아
<밀실 1>, 1991,채색목재, 천, 금속, 유리, 210.82×243.84×274.32cm. 글렌스톤 뮤지엄 소장.
페인트가 벗겨진 낡은 문짝들이 벽처럼 둘러 서있다. 문 틈 사이로 보이는 앙상한 철제 침대, 어지럽게 놓인 유리병과 의료도구들은 누군가의 고립된 세월과 심리적 경계를 유추하게 한다. 낡은 매트리스에 붉은 실로 수놓아진 문장들은 작가의 일기장에서 발췌한 것들이다. 작가가 기억을 재현하는 방식은 지극히 개인적인 동시에 관찰자와의 거리감을 팽팽하게 유지하여 보호와 고립의 양가적 감정을 상징한다. 그녀는 기억과 불안, 욕망 등의 복합적인 감정을 주제로 작업을 했는데, 특히 <밀실 1>에서는 유년 시절 장기간 병상에 누워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다루고 있다. 프랑스 태생의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는 평생에 걸쳐 자전적인 성격의 작업을 해오며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