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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텐 바스

마르텐 바스


마르텐 바스 

<리얼 타임 컨베이어 벨트 클락>, 2025, 2채널 비디오, 가변 크기. SK Inc. 소장

<리얼 타임 XL 더 아티스트>, 2018, 싱글 채널 비디오, 250 x 250 x 270 cm. 작가 제공


스크린 속 파란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인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시계바늘을 조립하고 분해하며 1분 1분이 흘러간다. 포도뮤지엄을 위해 특별 제작된 <Real Time Conveyor Belt Clock>에서 노동자들은 매분마다 새로운 시계바늘을 만들어내지만 그 노동은 끝없이 반복된다. 두 번째 작품 <Real Time XL The Artist>에서는 실제 방 크기의 육면체 구조물 안에서 작가 자신이 12시간 동안 시계바늘을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관객은 유리창 안쪽에 정말로 사람이 갇혀 있는 것 같은 착시를 경험한다. 바스는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인간의 손길을 거쳐 물질로 만들고, 무의미해 보이는 반복 행위를 통해 현대인이 시간에 얽매여 사는 방식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섬뜩하게 드러낸다. 우리가 시간에 맞춰 살아가는 것인지 시간이 우리를 통제하는 것인지 모호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마르텐 바스는 시간을 가시화하는 작업으로 작은 시간의 단위 속에 갇힌 현대인의 모습을 상기시키며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