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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헌
부지현
부지현
<Solid Sea>, 2025, 버려진 집어등, 워셔액, 소금, LED, 가변 설치. 작가 제공
바닥에 펼쳐진 소금 위로 낡은 집어등이 떠 있다. 과거 밤바다를 밝히며 물고기를 유인하는 데 사용됐던 집어등은 어민들의 노동과 생존을 상징하는 도구였다. <Solid Sea>에서 기능을 잃은 집어등은 여전히 희미하게 반짝이며 수평선 위에 정박한 어선처럼 잔잔하고 쓸쓸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부지현에게 바다는 개인적 기억과 감각이 깃든 공간으로, 소금은 생명의 흔적을 상징하고 그 위로 드리워진 빛은 마치 별빛이 바다에 닿는 듯한 착시를 만든다. 제주의 바다에서 자란 부지현은 자전적 기억과 감각을 바탕으로 폐기된 빛과 사물을 재구성하여 낯선 그리움을 일깨우는 몽환적 설치작업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