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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벨 다우

애나벨 다우


애나벨 다우
<WHEN IN THE COURSE OF HUMAN EVENTS>, 2019-2020, 마이크로파이버, 수정액, 잉크, 596.9 x 99 cm. 작가, 탄야 와그너 갤러리 제공 


"인간 삶의 과정에서…" 미국 독립선언서의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거대한 두루마리가 전시장 바닥에 펼쳐져 있다. 검은 마이크로파이버 위에 하얀 수정액으로 쓰인 수백 개의 문장들은 시민들이 직접 완성한 것이다. 급박한 행동을 촉구하는 선언문과 달리, "숨쉰다", "걷는다", "만진다", "바라본다"와 같은 일상의 소소한 행위들이 이어진다. 다우는 수정액으로 이전 텍스트를 덮고 새로운 글을 써나가는데,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아래층 글자들이 희미하게 비치며 실수와 수정, 재시작의 과정을 드러낸다. 국경과 언어를 넘나드는 보편적 경험들이 서로 얽히고 겹치며 수많은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지는 풍경을 만들어, 분열된 세상에서도 우리가 본질적으로 공유하는 삶의 순간들과 인간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레바논 태생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애나벨 다우는 시민들과의 대화를 수집해 텍스트를 시각예술로 변환하는 참여형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