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 스기모토 <U.A. Walker, New York>, 1978, 젤라틴 실버 프린트, 65.5x83.5cm. 외 12점
히로시 스기모토는 대표작 중의 하나인 ‘극장‘ 연작을 1976년부터 현재까지 세계 곳곳에 있는 극장과 시네마 홀, 자동차 극장을 찾아다니며 촬영했다. 한 편의 영화가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의 스크린을 긴 노출을 통해 단 한 번의 셔터 안에 담는다. 보이지 않는 모든 장면의 빛을 모조리 흡수해 하얗게 변해버린 스크린에는 영화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고, 스크린의 밝은 빛에 의해 사라져가는 극장의 화려한 내부가 어렴풋이 드러난다. 스기모토는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한 연작을 발표하며 인간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과 빛의 무한성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사유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