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5. 억압 속의 외침
“나는 목적을 갖고 작품을 만든다. 구제받을 길 없는 약자들,
상담도 변호도 받을 수 없는 자들,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을 위해 한 가닥의 책임과 역할을 담당하려 한다.”
- <전쟁>연작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케테 콜비츠의 말 –
“목적을 가진 작품은 순수한 예술이 아니라고
많은 사람이 말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작업할 수 있는 한
나의 예술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꺾지 않을 것이다.”
- 1922년 여성화가 에르나 크뤼거에게 보낸 편지 -
케테 콜비츠가 ‘획기적인 날‘로 기억하는 1893년 2월 28일, 하웁트만의 연극 ‘직조공들’을 관람한다. 일찍이 노동자들에게 매료되어 결혼 후에도 베를린 빈민지역에 살면서 그들의 가난과 비극적 참상을 작품에 담았던 케테 콜비츠는 이 연극에서 큰 영감을 받아 <직조공 봉기>연작을 시작한다. 총 6점으로 이루어진 케테 콜비츠의 대표 연작이자 1899년 드레스덴 대베를린 예술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직조공 봉기>는 궁핍과 죽음을 바탕에 둔 하층 노동계급의 절박한 상황을 하나의 플롯을 따라가듯 허구적인 설정 안에서 점진적인 과정으로 보여준다. 이후 1840년대 침머만의 ‘대농민전쟁사 개설‘을 읽고 영향을 받은 케테 콜비츠는 또 하나의 연작 <농민 전쟁>을 내놓는다. 케테 콜비츠는 이렇게 노동자들의 처절한 삶을 담아 사회구조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예술의 실천적 노력을 이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