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오랜 독백
“나이 듦은 청춘의 나머지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상태이다.
그것 자체로 존재하는 위대한 상태이다. 내 안에 있는 그 어떤 것이
새로워지는 느낌이었다. 그것이 바로 자기 발전이라는 의미에서 나이 듦이었다.
영원히 타오르는 촛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 1921년 11월 일요일 일기 중 –
“거의 일년 동안 자화상에 매달려 있다. 영원히 질질 끌고 있는 느낌이다.
날마다 개선해도 결코 괜찮아질 것 같지 않다. 수많은 시간만 허비하고
아무런 보상도 못 받을 것 같다.
결국은 나만 빼고 모든 조각가들이 다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괴로움을 도저히 글로 표현할 수 없다.”
- 1927년 6월 일기 중 -
케테 콜비츠의 자화상은 일기, 편지와 마찬가지로 자전적 기록의 한 형태이자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의 과정이다. 전 생애에 걸쳐 100여점에 달하는 그녀의 자화상 작품들은 방대한 양만큼이나 그녀의 예술 세계에 있어 자신의 내면을 가장 진실하고도 가감없이 드러내는 통로다. 스스로 ‘독백의 시각적인 형태’라 일컬으며 진실된 내면을 파헤치기 위해 자신의 외모와 표정을 탐구하는데 초점을 맞춘 케테 콜비츠는 얼굴과 신체를 가감없이 솔직하게 묘사했다.
전신 자화상이 거의 없는 대신 얼굴과 상반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말년에는 손, 머리 등 신체 일부 표현에 국한되었다. 자기과시나 여성성을 과장하지 않은 채 내면 깊이 침잠하면서도 세상을 응시하고 있는 강렬한 케테 콜비츠의 모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본질에 더 가깝게 변화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