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모나 하툼

모나 하툼


모나 하툼 

<Web>, 2025, 수제 투명 유리 구,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블, 가변 설치. SK·포도뮤지엄 컬렉션


모나 하툼은 레바논 베이루트의 팔레스타인계 난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1975년 런던에 머물던 중 레바논 내전이 발발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이후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해왔다. 익숙했던 장소가 하루아침에 돌아갈 수 없는 곳이 된 경험은 집과 신체, 경계와 권력의 문제를 다루는 그의 작업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작가는 일상에서 익숙한 사물과 구조를 낯선 상황으로 전환하며, 안전과 보호의 이면에 놓인 긴장과 위협을 드러내 왔다.

<Web>은 거대한 거미줄처럼 경흥각의 공간을 가로지른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블에 매달린 투명한 유리구슬은 빛을 머금으며 섬세하게 반짝이지만, 그 아름다움 안에는 서로 다른 성질이 공존한다. 거미줄은 몸을 숨기고 보호하는 집인 동시에 먹이를 붙잡는 사냥의 장치이기 때문이다. 가느다란 선을 끊임없이 이어 자신의 공간을 짓는 거미의 움직임에는 보호와 생존, 안식과 포획이 함께 놓여 있다. 경흥각을 가득 채운 <Web>은 이처럼 상반된 힘을 하나의 구조 안에 팽팽하게 유지한다. 한 올의 선은 연약해 보이지만 서로 연결될수록 쉽게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이루고, 관객은 그 아래를 지나며 자신을 감싸는 것과 붙잡는 것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경험한다. 작가는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는 관계와 공간 역시 언제든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음을 보여주며, 흔들리는 세계 속에서 보호와 생존의 조건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