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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임

최성임


최성임

<황금이불>, 2026, 와이어 타이, 480 x 620 cm. 포도뮤지엄 커미션


최성임은 생활과 창작이 한 사람의 시간 안에서 어떻게 겹치고 이어지는지를 꾸준히 다뤄왔다. 빵끈과 비즈, 조명과 천처럼 생활 가까이에서 발견한 재료를 모으고 연결하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쉽게 보이지 않는 노동과 시간을 하나의 형태로 드러낸다. 작가에게 집과 정원, 이불은 단순한 생활의 배경이 아니라 가사와 돌봄, 창작이 함께 일어나는 삶의 자리다.

<황금이불>은 매일 식탁 위에서 사용되고 버려지는 빵끈 재료에 착안한 작품이다. 작고 가벼운 재료지만, 수없이 이어지고 짜여지는 동안 넓은 표면과 묵직한 부피를 얻어 마침내 하나의 이불처럼 공간에 펼쳐진다. 잘게 나뉘고 흩어졌던 작가의 시간은 반복적인 손길을 거치며 눈앞에 놓인 물질이 된다. 작품의 황금빛에는 가사와 육아, 돌봄과 노동, 그리고 멈추었다가 다시 이어온 창작의 시간이 함께 배어 있다. 식사를 준비하고 누군가를 돌보다가 다시 빵끈을 집어 들고 작업을 계속하는 삶을 희생이나 인내의 서사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생활과 예술이 분리되지 않는 가운데 자투리 시간을 조금씩 이어 붙여, 끝내 창작의 자리를 만들어온 한 예술가의 집념을 보여준다. 사소한 생활의 잔여물은 그렇게 오랜 시간을 품으며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존재감을 얻는다.